[안지용] 벌새
90,000원
저의 작업은 '공존'이라는 화두에서 시작됩니다.
자연은 결코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함께 숨 쉬며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물들의 형상을 통해 자연이 인간의 생활 공간에 조화롭게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이번 '새와 새 모빌' 또한 그 공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우리 일상의 공간 속에서 새들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를 온전히 느끼시길 소망합니다.
스테인레스 / 아크릴 도료/ 우레탄코팅
가로(W):26 / 세로(L):122 / 높이(H):58
연두색
-칠이 까질 수 있으니 충격에 조심하세요!
-세척은 촉촉한 헝겁으로 살살 닦아주세요!
안지용
[작가 노트: 유기적 생명과 구조적 사유의 공존]
나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은 과연 분리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빌딩 숲과 같은 인위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본능적으로 초록의 생명력과 동물의 역동성에서 깊은 평온을 찾곤 합니다. 저는 일러스트와 조형이라는 매체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자연의 조각들을 현대인의 일상 공간으로 소환하고자 합니다. 동식물의 유기적인 형태를 일상적인 오브제와 결합하거나 시각화하는 과정은, 단순히 자연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터전 안에 자연의 자리를 되찾아주는 ‘공존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최근 나의 시선은 이러한 외부 세계를 넘어, 인간의 깊은 내면세계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형용하기 어려운 인간의 감정과 자아를 표현하기 위해 나는 현대적인 ‘도형’과 ‘구조적 형태’를 빌려옵니다. 얼핏 무질서해 보이는 인간의 내면에는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이 촘촘히 쌓여 만들어진 견고한 심리적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차가운 직선과 기하학적인 입체 형상을 재해석하여 파편화된 현대인의 자아를 시각화하며, 이는 딱딱한 외형 속에 감춰진 인간의 유약함, 혹은 반대로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내면의 중심축을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국 나의 작업은 ‘부드러운 자연의 곡선’과 ‘단단한 인간의 구조’가 만나는 접점을 탐구하는 여정입니다. 일러스트를 통해 자연의 생동감을 평면 위에 정교하게 기록한다면, 조형 작업은 내면의 추상적인 구조를 물리적인 공간으로 끄집어내는 일입니다. 이 두 갈래의 작업은 서로 다른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결국 ‘살아있는 모든 것’이 가진 본질을 이해하려는 하나의 시도로 귀결됩니다. 관객들이 나의 작품을 통해 익숙한 일상에서 자연의 숨소리를 느끼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 세워진 견고하고도 아름다운 구조물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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