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materials
by
모든 사물과 사람은 각각 고유한 모습과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유한 모습들은 곧 매력으로 멋들어지게 드러나기도, 혹은 일부만 드러나거나 아직 드러나 있지 않기도 합니다.
소재도 유사한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합니다. 저마다 어디선가 각자의 이야기를 내밀하게 담아내고 있을 것이고, 어딘가에서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제각각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을 것입니다. 나무의 결과 돌의 불규칙한 텍스처가 시간의 풍파에 따라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죠. 이렇듯 사람들의 저마다 가진 삶의 이야기가 소재들에 채워지고, 그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메이크폴리오가 Positiv와 함께한 준비한 이번 전시 <The materials>는 소재가 가진 본연의 매력에 집중한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Positiv의 디자인은 소재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로 활용된 다양한 물성의 소재에 또 다른 소재를 더하고, 때로는 서로 다른 소재들의 조화로운 만남을 위한 가공 과정을 거쳐 우리가 보지 못했던 숨겨진 아름다움을 일깨워줍니다.
Positiv와 함께 준비한 <The materials> 전시를 통해 사물 본연의 매력을 탐구하고 느끼는 경험으로, 익숙한 일상을 가치 있게 감각하는 순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전시 일정 | 2021. 10. 01 - 2021. 11. 28
전시 장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9길 17, 메이크폴리오 도감
INTERVIEW

Positiv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1년간 다녔던 공간디자인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Positiv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회사를 다니는 동안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로 번아웃이 왔고, 비전공자로서 전공자보다 기초 지식이 탄탄하지 않았던 저는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걸 느꼈어요. 직접 맡아 진행한 프로젝트가 몇 가지 있었는데, 디자인과 관련된 커리어가 부족해 작업물에 깊이가 없다고 스스로 자책했었죠. 그 때 공간 디자이너로서 한계를 느끼며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퇴사 후에는, 관련된 디자인 공부를 깊이 있게 하고자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버렸죠. 계획했던 일들이 모두 무산되어 이래저래 방황하기도 하고, 고민이 많던 찰나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에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회사만 다니다 보면, 결과물을 빠르게 선보이기 급급할 때가 많아서 진정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기 힘들잖아요. 그런 점에서 Positiv는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한계를 거쳐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목표로 시작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어요.
전공자가 아닌데 '공간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25살,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그때가 제 인생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와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가장 많았던 시기였어요. 이전에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었다면,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보았죠. 주변에 있는 감각적이고 예쁜 것들을 관찰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실현하는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를 좇다 보니, ‘공간디자이너’라는 답을 찾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귀국 후에는 공간 디자인과 관련된 툴도 배우고, 가구 공부도 하면서 1년간 공간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려고 마음먹고, 실행하는 일이 되게 힘들잖아요. 경영학과를 4년을 다니고, 공간디자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1년 만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상상은 되지만 실현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다시 하라고 한다면 못할 것 같아요.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디자인적으로나 결과물이 훌륭했던 2년간 이전 직장에서 소재를 다뤘던 경험 덕분에, 지금 Positiv의 자양분이 된 다양한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Positiv에 브랜드를 런칭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간을 거치셨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드를 런칭하기까지는 약 1년 정도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소품 브랜드를 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브랜드 네이밍부터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Positiv를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다양한 소재를 다뤄보는 것’ 이 두 가지를 브랜드의 방향으로 가져오고 싶었어요.
저는 제가 만든 브랜드가 사람들의 일상을 소박하고 작은 것부터 긍정적인 일상에 영향을 주는 브랜드가 되길 원해요. 제품을 만들기 전, 제가 만든 것들을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상상들을 계속해보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제 컵으로 물을 마시며 상쾌하게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 후에는 감각적인 인센스 홀더에 인센스를 피우면서 고단했던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는 일상 말이에요.

제품에 사용하시는 소재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나 디렉터님만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모든 소재들은 본연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 작업물에는 한 소재로 된 제품이 거의 없어요. 여러 소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프로세스로 제품을 만들고 있고, 다른 것들과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재를 먼저 선택하려고 해요. 그래서 본연의 매력은 뚜렷하지만, 다른 소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소재들을 위주로 찾고 있어요. 대리석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결이나 색이 짙은 소재들의 경우에는 그 자체로는 매력이 있지만, 다른 소재들을 잡아먹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용을 지양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다른 소재와 조화롭게 잘 어울릴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소재와 소재끼리 만났을 때의 합이 중요하다면, 소재마다 고유한 물성이 달라서 이해하거나 제작에 활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작가님들은 오랜 시간 소재를 깊게 관찰해오시면서 매력을 잘 끌어내려고 하시잖아요. 저는 그 점에서 다른 것 같아요. 소재들이 조합을 이룰 때 매력이 더 살아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조화롭게 녹여내려 하고 있어요. 말씀하셨다시피, 그래서 더 신중하게 소재를 선택해야 하고 이 과정을 가장 까다롭게 다루려고 하고 있어요.
각각의 소재는 어떠한 방식으로 선택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디렉터님만의 방식이 있으신가요?
공간디자인 회사에 다닐 때 다양한 소재를 많이 다뤄보아서 대략 어떤 소재들이 있는지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3번씩 주기적으로 업체들과 컨택하고, 발품을 팔아 시장조사를 다니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관찰하려고 하고 있어요. 목재, 대리석, 유리 소재 등 다양한 소재들을 지속해서 보면서 스스로 업데이트를 하는 편이에요. 그중에서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소재들은 극소수라, 최대한 많이 다니면서 소재들을 접하려고 하고 있어요.
소재에 따른 제품 군은 어떻게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작품이 아닌 소품을 만드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제작할 품목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려 해요. 지금까지 선택했던 품목들은 인센스 홀더, 문진 등의 오브제류, 컵과 같은 식기류가 있어요. 또 MZ세대 여성분들이 브랜드의 주요 고객층이다 보니,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울처럼 소구될 수 있는 제품들을 생각하고 만들면서 브랜드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Positiv의 제품엔 소품들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펫 가구가 조금 색다르게 보였어요. 어떠한 계기로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펫 가구를 제작하려 했던 의도는 아니었고, 형식적인 고민을 하다 보니 출시하게 된 제품이에요. 가구를 꼭 한번 기획해보고 싶었는데, 가구라는 영역이 제게 진입장벽이 높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제작가구라 함은 어쩔 수 없는 높은 객단가가 형성되기도 하고, 이미 역사와 헤리티지가 있는 멋진 브랜드의 가구들이 세상에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소비자라면, 디자인이 아무리 예쁜 가구라고 해도 신진 작가나 신규 브랜드의 가구를 믿고 선뜻 구매하진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일반적인 가구보다 반려동물용 가구는 시장의 진입장벽이 비교적 덜 높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동물을 키웠던 입장에서, 반려동물의 집 용도로만 제품을 사용하기엔 공간을 차지하는 부분도 많고, 실용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과 동물이 공간에서 함께 쓸 수 있는 제품을 생각하면서, 펫 가구를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재를 접목하고 제품을 만들면서 실패한 경험도 있으신가요?
매 순간이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스케치업했던 자료를 보면, 인센스 홀더의 경우 돌에 인센스 홀더 받침을 끼운 형태로 초기 제작을 했었어요. 또, 유리의 경우 작은 사이즈로 가공이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아크릴로 제작을 했었죠. 아크릴에 염색해보기도 하고, 석고나 콘크리트로 하부 받침을 만들어보기도, 심지어 투명 아크릴에 접착제 붙여보기도 했었어요.
이건 실패가 아니라 시행착오인 것 같은데요. (웃음)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쳐오면서 깨달은 점은 '그럴듯하게 보일 거라 생각했던 것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였어요. 결국 대체재가 아닌 돌이어야 의미가 있는 거고, 유리여야 의미가 있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제가 상상한 것들을 절대 믿지 않아요. 무조건 스터디를 하고, 실물 사이즈와 실물의 질감을 두 눈으로 꼭 확인하고 제품을 만들어요. 그러다 보니, 모든 제품을 만들 때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떻게 보면, 이 프로세스들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와 비슷해요. 공간은 한번 마감재를 붙이면 끝나거든요. 그래서 사전에 마감재 보드도 만들어보고, 조명을 설치할 때 실물 사이즈를 인쇄해서 내려오는 높이를 본다든지 검증하는 절차를 꼭 거쳐요. 공간 디자인을 할 때, 카운터 상판과 하단 가구의 공간이 7mm / 5mm 중 어떤 것으로 택할지 종일 고민한 적도 있어요. 결과물을 보면 일반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요. 그런 과정이 몸에 배서 그런지 제품을 디자인할 때 예민하게 검토하려고 하고 있고, 이런 디테일들은 공간 디자인을 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결국 이렇게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 쓴 부분들이 제품 결과물에 다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브랜드들이 성공하는게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디테일까지 신경 쓰는 부분들이 저의 수명을 갉아먹는 것 같기도 해요. 대중들의 취향과 소비에 대한 눈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확고한 취향이나 디테일에 신경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디렉터님의 취향이나 일상에 관해 여쭤볼게요. 평소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음... 저는 주로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집과 일터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오히려 가끔은 24시간 동안 일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스스로는 재밌게 즐기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알게 모르게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만의 루틴을 정해두고 생활하려 합니다. 회사원처럼 아침에 일어나 그날의 배송 업무를 확인하고, 오후엔 외부 업체들과 미팅하고, 감수성이 차오르는 어둑어둑한 저녁에는 디자인 작업을 하고.. 그렇게 루틴을 최대한 지키며 일과 휴식의 경계를 확실히 지키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혼자서 작업하시면서 힘드신 점은 없으신가요?
내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이걸 객관적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 결과물을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센스 홀더의 경우에도, 제 취향이고 제 만족이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브랜드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대중이 원하는 니즈를 제품에 녹여내야하므로 이 점은 결과물을 만들 때 작가님들과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지인들한테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많이 구하기도 했어요. 대부분 사람들은 제 제품에 대해 괜찮다고 말씀 주셨는데, 그래도 끊임없이 만인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했고, 실제로도 덕분에 제품에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반영되었어요. 아무래도 혼자 제품을 만들다 보니 오브제의 성향이 짙은 결과물들을 많이 만들게 되더라고요. 피드백을 통해 기능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많이 구하려 했어요. 예전에는 안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상처받기 일쑤라 일희일비가 심했는데, 요즘에는 필요한 포인트들만 집어내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려 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취향을 많이 묻어낸다고 하셨는데, 평소에 어떤 것들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웃음) 많은 분이 제가 디자인 브랜드를 하고, 좋아하는 디자인을 SNS에 포스팅한 것을 보시고 제 취향이 매우 확고할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예전에는 취향이 확고한 편이었지만, Positiv를 시작하고 난 후에는 은연중에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면서 제 취향이 조금 옅어진 것 같아요. 요즘은 주변의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고, '모든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해요. 그럼에도 좋아하는 것들을 꼽자면, 제작자의 고민이 많이 보이는 제품과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패키지를 열었을 때 기분 좋은 향이 난다든지, 디테일까지 신경 쓴 부분을 눈여겨보면서 말이죠.

그럼 디테일이 돋보이는, 혹은 제작자의 고민이 많이 느껴지는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으신가요?
예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여전히 브랜드 '이솝'을 좋아합니다. 저는 이솝이 제 기준에서 거의 완벽하게 브랜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소모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 깊어요. 요즘 느낌을 잘 내면서 대중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는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솝처럼 한결같이 이미지를 유지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또 다른, 눈여겨보고 계신 브랜드가 있을까요?
음.. 덴마크 가구 브랜드 중에 FRAMA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브랜드가 런칭한 지는 10여 년 밖에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프라마 브랜드 페이지를 보면, natural materials, simple geomatries, uncompromising quality 등 소재들을 활용해 실용적이면서도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브랜드 철학을 이어나가는 점들이 인상 깊더라고요. 소재에 대한 집중과 미니멀한 디자인, 그리고 제품의 마감의 디테일에 많이 신경 쓰는 등 여러 지점에서 Positiv.가 추구하는 방향들과 부합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브랜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디자인 결들을 좋은 레퍼런스로 삼고 있어요. 하나쯤 가져보고 내 돈 내산 해보고 싶은 브랜드에요 :)

향후 새로운 제품을 제작하신다면, 어떤 식으로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사실은 이번에 한정판으로 출시했던 컬러가 들어간 유리컵이 제게 조금 도전적인 시도였어요. 일관된 결로 브랜드를 가져가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컬러감이 강한 것들을 사용해보았어요. 소재 마감이나 형태가 제 취향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브랜드의 입장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보려고 해요.
앞으로는 어떤 소재를 다뤄보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꼭 만들어보고 싶은 작업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도요.
소재를 리사이클링한 작업물을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실 제작을 할 때, 패키지나 이런 부분에서 환경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염두해두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들을 택하고 있어요. 제품을 가공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로스 들이 많이 발생해요. 크진 않지만, 자투리 소재들이 버려지는 것에 죄책감 아닌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리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게 크게 어렵진 않거든요. 그런데 이 제품들이 시각적으로 예쁘거나 설득력 있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리사이클링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출시되어 있지만, 제품으로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공정 부분을 개발해서 직접 리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Positiv는 대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거창하지 않고 간단해요. Positiv는 다양한 소재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해, 각각 소재가 지닌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닿고, 개개인의 또 다른 이야기가 제품에 더해져 하루가 긍정적으로 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평범하던 일상에 단지 컵 하나 바뀌었는데 기분 좋아지는 변화들이 생긴다면, 저는 충분히 만족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Positiv를 떠올렸을 때, 어떤 브랜드라고 기억해주길 바라시나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고 깊이가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쉽게 소진되거나 끝나버릴 브랜드가 아니라, 덜 트렌디 하더라도, 내실이 있는 깊고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무인양품, 이솝처럼 쉽게 대체되지 않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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